제목

(제7회, 장려상)내 든든한 삶의 기초는 바로 국민연금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7/04/13

조회수

2506

내용

초겨울 날씨가 매섭다. 이렇게 추운 계절이 오면 으레 마음이 추운 우리 이웃들이 생각난다. 육십 평생 살아오다보니 세상은 결코 혼자 사는 게 아니구나 싶다. 어려운 시절을 돌이켜보면 항상 나에게 힘을 주는 따뜻한 이웃들의 사랑으로 고비 고비를 버텨온 듯하다. 그리고 그 사랑은 나에게 받은 만큼 나눠주라고 속삭인다. 이제, 다 남겨두고(육체조차도) 떠날 날도 멀지 않은 듯싶지만 천명이 다하는 날까지 작은 것 하나라도 베풀며 사는 사람으로 살다 떠나고 싶다. 마치 언제나 최선을 다해 자기를 불태우고 살다 떠나가서 다음을 기약하는 자연의 섭리처럼.

나에게 고맙게 해준 좋은 이웃들을 다 어찌 헤아리겠냐마는, 그 중에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이웃은 바로 국민연금이 아닌가 생각된다. 1988년 엽연초 생산조합에 재직하던 중 월급의 3%로 시작한 국민연금을 퇴직하던 1999년까지 11년간을 납부했었다. 그리고 퇴직한 후 아파트 경비원 등으로 다시 일할 기회를 가지면서 60세까지 납입하면 더 혜택이 있다 해서 3년간을 더 넣었었다. 사실, 처음 국민연금 납입하던 때엔 박봉으로 비록 크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국민연금까지 내가면서 아이들 학비다 뭐다 가정경제를 꾸려나가자니 힘이 들 때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미래를 저축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넣었었다. 퇴직 후에도 계속된 국민연금 납입은 의무사항 아닌 선택사항이었지만 시중의 어떤 금융상품보다 우수한 제도임을 알았던지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납입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60세가 되어 그 혜택을 본지도 3년이 지나고 있다. 매월 50만원 상당 되는 돈이 통장에 들어온다. 아직은 경비원을 하며 벌이가 있는 입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국민연금이 없었다면 나의 노후가 초라해서 일하는 즐거움이 없었을 것 같다. 나이가 들면 특별히 큰 질병이 아니어도 여기저기 아파서 병원에 다녀야 하는 일도 잦은데 국민연금이 마치 든든한 효자처럼 언제나 내 마음에 희망을 준다. 국가기관에서 한 약속이니 배반당할 염려도 없는 게 좋고 무엇보다 지금보다 더 나이 들어 소득능력이 상실할 때에도 기본생활이 보장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겁다.

특히 2년 전에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했을 적엔 정다운 이웃의 위로만큼이나 국민연금이 든든한 가족열활을 해 주었었다. 정말 사람일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더니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인해 차는 폐차되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사고였음에도 하늘이 도우셨는지 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고로 인해 일하던 난 아파트 경비직을 그만 두어야 했다. 돌아보면 몇 달을 병실에서 누워서 보내던 그 때 한 푼 벌이도 없이 저축한 돈만 축내는 생활이 마음을 무겁게 했었다. 그런데, 만약 국민연금의 도움이 없었다면 당시 몸 아픈 것만큼이나 마음도 비등하게 불편했을 것 같다. 국민연금이 있어 마음의 안정 찾는 일이 수월했으며 결국 육체의 건강도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 평상시보다 어려운 일을 겪을 때 더욱 힘을 발휘하는 국민연금! 정말 빛나는 멋진 친구 아니던가!

근데, 각종 매스컴 등의 보도를 통해 요즘 젊은 사람들이 국민연금을 내는 기간이 길다하여 부정적 견해를 가지는 걸 많이 본 적이 있다. 마치 국민연금이 도둑인 냥 신랄한 비판도 아끼지 않는 그런 보도들 말이다.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난 참 씁쓸하다. 내가 꼭 국민연금의 수혜자라서 이런 말 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 고령화의 속도가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요즘, 준비된 노년에 대한 희망의 초석인 국민연금의 취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제발 좀 후원해주었으면 좋겠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야 그들이 늙을 즈음엔 경제적 여건이 더 좋아져서 큰 어려움 없이 노후준비가 가능할지 몰라도 나나 나의 후세대들은 지금 세대들보다는 훨씬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라 말처럼 그렇게 노후준비를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나이 들어 부양의 의무를 자식들에 부담주지 말고 소득능력 있을 때 노후대책을 준비하라는 국민연금의 취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형 사회보장제도에 한걸음 다가가는 좋은 제도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건설적인 후원을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좋은 제도를 응원하며 열심히 참여할 때 그 제도가 훨씬 빛나는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자식 뒷바라지 등에 젊어서 번 돈을 투자하고 보니 어느새 늙어있는 노년 및 중년들이 그 수고와 바친 공을 생각하며 “책임져라” 큰 소리 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나부터도 자식들에게 부담 주는 일은 싫다. 물론 일체 자식 도움 안 받겠다는 태도도 교만이라 썩 훌륭하다 생각되진 않지만 노인이라 하여도 기본적인 경제자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노인도 스스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그 삶은 당당할 것이다. 그저 늙어짐을 안타까워하며 되는대로 살기보단 자존심과 비전을 갖고 진취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건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나이와 상관없이 생(生)을 어떻게 사느냐, 그 인생의 질은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내게 국민연금은 어떤 효자 효녀보다 든든한 후원자이며 내 자존심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자주 자식들에게 이야기한다. 늘 미래를 대비하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며 당장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로 국민연금 납입의 어려움을 변병하지 말라고 한다. 조금이라도 희망찬 내일을 원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적극적인 마음으로 국가의 비전을 후원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리고 실로 많은 사람들이 온갖 부정적인 이유를 모두 갖다 대며 국민연금 시행의 본질을 흐리려는 태도는 정말 못마땅하다. 설사 그 이유들처럼 완벽한 혜택의 수혜자가 못된다고 해도 그게 그렇게 억울한 일인가. 우선은 국가를 믿는 마음으로 좋은 제도를 후원하여 점점 더 제도의 안정화를 가져오도록 하는 게 국민의 도리가 아닌가? 더 이상 지나친 논쟁과 갈등으로 성공의 싹을 자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보다 지혜를 모아 좋은 제도의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할 줄 믿는다.

암튼, 나는 오늘도 통장에 들어오는 국민연금으로 인해 즐겁다. 얼마 전, 오래된 낡은 앨범에서 내게 시집왔을 당시엔 코스모스처럼 청초했던 새색시, 집사람과 나의 결혼사진을 봤다. 그 고운 손이 거친 거북이 손으로 변하도록 살아오는 동안 제대로 보듬어주지 못한 세월이 생각나 혼자 속으로 울었다. 내겐 3급 정신지체 장애아들이 있어 그 아이 삶을 위한 준비도 해주어야 하니 이런 저런 소일거리라도 찾아서 해야 하는 생활이라 큰 여유는 없지만, 그래도 내년 초엔 환갑을 맞는 아내와 가까운 곳이라도 가서 며칠 푹 지내고 오고 싶다. 그리고 이젠 가끔이라도 부부끼리 오순도순 여행도 하며 재미나게 살고 싶다. 그런데 그때마다 자식들에게 손 벌리며 사는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효도랍시고 출가한 아이들이 자주 이런 저런 명목의 돈을 보내주긴 해도, 내 수중에 기본적인 돈이 있어야 여유를 부릴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내겐 국민연금이 그 최소한의 여유를 보장해준다. 그리고 그건 비용의 여유만이 아닌 마음의 여유이기도 하기에 고맙다.

인생 60부터라고 했던가. 생각하면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시점부터 늙는 것 같다. 적지 않은 나이인 나는 생각부터 젊어지고 싶다. 60 청춘도 가능한 일임을 스스로 증명하며 살고 싶다. 하지만 황혼의 삶을 희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자립할 수 있는 경제력은 반드시 필요한 일일 것이다. 준비 없이 맞는 노년만큼 비참한 삶이 또 있겠는가. 그런 상황에서 오래 산다는 건 축복이라기보다 재앙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나는 사는 날까지 내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국민연금이 있어 희망적인 인생을 꿈꿀 수 있다.

그리고 굳이 하려고만 한다면 나처럼 자녀들의 보살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노인들 외에도 우리 사회엔 전통적 가족 기능의 약화로 독거노인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인 노인들이 많은 줄 안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국가가 그런 처지의 사회적 약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여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소득보장 방안으로 반드시 굳건한 자리를 마련하여야 된다고 본다! 소득의 불공정한 분배로 이득만 보려하는,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는 이제 그만 버리자.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공동체적 국가가 형성되기 위해선 조금씩 손해도 보자. 그것이 진정 잘사는 삶이 아닐까?

나는 국민연금이라는 좋은 혜택의 수혜자로서 말로다 할 수 없는 감사가 마음에 끌어 넘쳐 이 글도 쓰지만, 그 이유 외에도 후세대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고백해본다. 정말 간절하게 국가가 마련한 좋은 제도를 신뢰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그렇게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만이 우려하는 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며 결국은 그 선택으로 말미암아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안정적이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선물로 받을 테니까.

누구도 세월이 가면 늙는다는 법칙에서 예외인 사람은 없다. 하지만 늙어가는 과정에서도 그 순리에 합당한 삶을 살면서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본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에서 국민연금이라는 든든한 사회보험 하나 있다면 사는 맛이 다르지 않겠는가. 나에게 그 뿌듯한 삶의 기초를 마련해준 국민연금! 그 축복받는 수혜자로서 사는 날까지 힘써 열심히 잘 살 것을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