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7회 초등부 우수상)감사의 열매, 연금의 열매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7/04/16
조회수
2646
내용
 
부산 동래초등학교 4학년 김 소 령

우리 외할머니 댁 시골 흙 담 아래엔 온통 이름 모를 풀꽃들이 가득 피어있어요.
“외할머니~”
“오냐, 우리 강아지 오는구나!”
텃밭에서 상추를 솎고 계시던 외할머니께서 두 팔을 벌리며 반겨주십니다.
잠시 후 할머니께서는 삶은 옥수수와 고구마를 쟁반에 담아 오셨습니다.
살랑살랑 바람이 시골 마당을 맴돌며 무성한 감나무 잎과 조롱박 잎들을 산들거리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외할머니께서 옥수수 알을 오물오물 씹어 드시면서 말씀하십니다.
“할머니, 뭐가 감사하다고 그러세요?”
“이 세상에는 감사해야 할 것이 무척 많단다.”
나는 외할머니 곁으로 바싹 다가앉아 귀 기울였지요.
“저기 텃밭을 좀 보렴. 할머니가 가꾼 채소에 맛있는 열매들이 커 가고 있지 않니?”
“그래서요?”
“우리 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조그마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단다. 정성을 다해 가꾸고 보살피면 커다란 열매로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지.”
할머니께서는 말씀을 마치고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십니다.
우리 외할머니께서는 아들, 딸들을 모두 결혼시켜 도시로 떠나보내고 시골집에서 혼자 살아가십니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랍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는 연세가 많으셔서 돈을 벌 수가 없는데도 지갑 속에는 언제나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처럼 돈이 마르지 않아요. 그 덕분에 나는 할머니께 두둑한 용돈을 얻어 좋아하는 예쁜 학용품도 사고 맛있는 빵도 사먹지요.
할머니께선 내가 태어나던 해에 농어촌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연금’에 가입하셨답니다. 이제는 그 연금으로 예쁜 텃밭도 가꾸고 안락한 노후를 즐기며 재미있게 사신답니다.
한 푼 두 푼 푼돈으로 조금씩 불입했던 돈들이 모이고 모여서, 텃밭에 열매가 주렁주렁 맺힌 것처럼 연금의 열매가 익어 이제는 수확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외할머니께서는 아무런 걱정 없이 매달 국민연금을 받아 생활하실 수 있었던 거지요.
국민연금은 우리 할머니처럼 나이가 들어 더 이상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동안 불입했던 금액들을 모아 두었다가 매달 나라에서 지급하는 돈으로 생활하는 사회보장제도랍니다. 뿐만 아니라 불의의 사고를 당했거나, 병이 나서 일을 할 능력이 없어져 생활이 어려워졌을 때도 연금을 지급하여 어려움을 해결해주기도 한답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노인인구가 날로 증가해가는 노령화 사회가 곧 된다고 해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노인 문제랍니다.
요즘도 신문이나 뉴스에서 노인들이 자살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며 보도할 땐 정말 끔찍하게 싫답니다. 나에게 아직 까마득한 일이지만 우리 엄마, 아빠처럼 나도 어른이 될테고 더 세월이 흐르면 늙을테니까요.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돌봐주거나 돈이 없어 자살까지 해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요. 이러한 노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경제적인 자립이 이루어져야 한 대요. 그 열쇠가 바로 ‘국민연금’인 것 같아요.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을 때 미리 저축했다가 나중에 보살핌이 필요할 때 되돌려주는 멋진 제도가 있어 우리 외할머니도 즐겁게 사실 수 있겠지요?
앞으로 50년 후면 나도 할머니가 되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을 테고, 그때는 외할머니처럼 조그만 텃밭을 가꾸면서 여행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국민연금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든든한 보호자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외할머니는 오십 년이 넘도록 함께 지내온 시골집 마당을 오늘도 다독거리고 계세요.
“잘 자라라. 식물들아. 그래서 내 아들과 딸, 손자와 손녀들에게도 연금의 열매, 감사의 열매를 주렁주렁 열어다오.”
외할머니 댁 시골 마당은 늘 행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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