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제6회, 장려상)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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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부서
- 홍보실
- 등록일
- 2007/04/13
- 조회수
- 2261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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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장려상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
김 상 님/광주시 북구 용봉동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는 일과
남편의 출근 준비로 부산했던 아침의 여운이 체 가시기도 전에 "따르릉! 따르릉!" 전화기가 울려댄다.
"조영조씨 댁이죠? 안녕하세요?
국민연금관리공단 북광주지사의 OOO입니다."
"그런데요!"
"제가 전화를 드린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내가 국민연금을 왜
납부해요? 누구 마음대로 고지서를 보내놓고……"
이렇게 국민연금은 나와 달갑지 않은 만남으로 출발하여 마지 못해서 납부하고 있는
국민연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 무렵이면 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치고 만다. 남편의 제사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작년 이맘 때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고 아직은 쌀 가마를 거뜬히 들어올릴 정도로 젊고 건실했던 남편이 작고한 것이었다.
여느 아침처럼 얼굴에 미소를 띄우면서 "저녁에 오붓하게 가족끼리 외식이나 하지"라며 출근한 남편이 오전 근무를 마치고 쓰러졌다는 거짓말 같은
소식이 전해듣고, 허둥지둥 달려가는 나의 뇌리 속엔 여전히 '아닐 거야, 괜찮을 거야. 좀 피곤해서 좀 머리가 아픈걸 꺼야' 라는 생각
뿐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아직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은 코흘리개 아이와 사랑하는 아내를 남겨 놓은 채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고
말았다.
"우리가 언제까지 살까? 돈은 없어도 행복하게 해 줄 테니 걱정일랑 말아! 아마 오래오래 복 받으며 살 꺼야"라고 속삭이던
그이가 그렇게 내 곁을 떠나가 버렸다.
남편의 빈 자리는
남편이 떠나간 빈 자리는 너무나 컷다. 예전에는 남편이
알아서 모든 일을 해 주었기에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란 밥 짓고 빨래하는 것 뿐이었다. 앞으로 아이들과 살아가야 할 일이 꿈만 같았다.
더구나 남편이 근무하던 곳은 대여섯명이 일하던 이름도 없던 의류 하청공장. 몇 달째 임금마저 못 받고 있는 처지라 산재보험 혜택은 전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도대체, 나에게 어째서 이런 일이…
죄라면 가난하게 산 것 뿐인데, 형편이 곤란해도 언제나 남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을
생각했던 남편인데, 형편이 곤란해도 언제나 남을 먼저 생가하고 가족을 생각했던 남편인데 왜! 왜! 다른 이들에게만 일어날 거라 믿으며 미래를
준비하지도 모하고 살아온 나로서는 정말 눈 앞이 캄캄했다. 주위에서는 기운 차려서 열심히 아이들을 돌보면서 살라고 격려를 하지만 귀에 들어 올리
만무했고, 내 몸 하나 추스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옆에서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칭얼거릴 때만이 차가운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마저 쓰러지면 우리 얘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건강하던 남편이 하루 아침에 무정하게 남기고 간 자리에는 이름 석자,
아들 둘, 무능력하게 변한 내 자신뿐이었다.
하지만 당신의 몫까지 열심히 그리고 남 부럽지 않게 자식을 키우겠노라고, 당신의 뒤를
이어서 가장이리라는 이름까지 얻었으니 열심히, 바르게 홀로 서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다짐 또 다짐을 하면서 흐르는 눈물을 머금고 이
악물고 참을 수 밖에…
국민연금에서 배달된 편지 한통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보험이라고는 '보'자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집에 있는 이런저런 서류를 몽땅 뒤져 보았지만 아무 것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류는 없었다. 허탈감에 빠져 있을 쯤,
국민연금 관리공단에서 편지 한 통이 배달되어 왔다. '국민연금 가입 이력안내' 그렇지 않아도 남편사망으로 아픈 상처로 마음이 아닌데, 기분
상하게 이런 거나 날라오나 하다가 유족연금이란 단어를 읽게 되었다. 처음의 인식이 그리 좋지 않던 터라 말설이다가 전화수화기를 들어 '1355'
번호를 꾹꾹 눌러갔다. 처음 내 생각과는 달리 친절하게 안내 해주는 직원, 신청하면 유족연금으르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까지 내게 친절하게 해
주었다. 연금을 얼마 넣지도 않았기에 받으면 얼마나 받을텐가라고 생각했지만 우선 벼랑 끝에 선 기분으로 국민 연금 관리공단에 서류를 준비해서
제출했다. 달가워하지 않았던 남편과 나였는데. 지금 이렇게 큰 힘이 되어 주다니…그것도 매달 지급되는 연금이 평생 동안 지급된다니,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국민 연금마저 없었다면 극한 상황까지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가끔 들곤 한다.
지금은 주위 사람들에게 누구 보다도 열심히 국민연금에 가입하라고 권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 자신이 경험자요.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후면 남편의 제삿날이다. 당신이 남기고 간 국민연금이 우리 가정의 꿈이라고, 그리고 참으로 열심히 살겠노라고 알려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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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장려상)연금이라….그것 참 필요 하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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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장려상)국민연금을 두고 떠난 행복한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