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6회, 장려상)국민연금 나무를 심자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7/04/13
조회수
2145
내용
제6회 장려상
국민연금 나무를 심자

박 성 연/경북 칠곡군 가산면


1995년 7월 1일 우리나라 최초로 농어촌 국민연금이 도입되었다. 의무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된다는 동네 이장의 설명도 있었지만, 농어민을 보조해 주며 시작한 정부의 정책사업이라 매월 6만원 납부하는 특례노령연금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사 온지 일년 반 만에 도로공사에서 우회도로를 만든다고 측량을 했다. 우리집도 도로용지에 포함되어 언제 어디로 이사를 가야 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나는 연금납부를 하지도 못한 채 계속 미룰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도로는 측량만 해놓고 속히 진행되지 않았다.

평소에 난 저축하기를 생활화한다. 조금씩 부어놓은 통장은 어느새 몫 돈이 되어 내가 살아가는 길목마다 많은 도움을 주었다. 중학교 입학할 때도 내 돈으로 교복을 맞추었고, 고등학교 때도 저축한 돈으로 특별한 어려움 없이 학교를 마쳤다. 그래서, 난 이사를 가든 안가든 연금을 납부하기로 마음먹고, 밀린 연금을 전액 납부하였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남편이 만 육십 세를 넘어선 2001년 1월말 연금을 처음으로 수령하였다. 168,910원이었다. 그리고 지난 4월부터는 물가 상승률을 적용 받아, 172,790원으로 올랐다. 그 해 7월 집은 도로에 편입되고, 우리 내외는 건강상 이유로 생업에서 물러났다. 둘째 아들 내외가 토지보상비로 사업을 하고 우리는 아들 집 근처에 조용하고 아늑한 곳으로 이사를 했다. 아들로부터 받는 생활비가 아직은 부끄럽고, 부담스럽고, 안쓰럽다. 이러한 환경에서 172.790원이란 돈은 내게 너무 소중하고 큰 돈이다.

젊고 건강할 때 미처 몰랐던 조그마한 이 돈이 이렇게 쓰임새가 적절할 줄은 미처 몰랐다.
매월 전기세, 상수도세, 전화세, 의료보험료를 연금을 수령하는 통장에 자동이체 해 놓으니, 적정 없이 연금이 해결해 주고 있다. 매일 전기를 쓰게 해주고, 물을 먹게 해주고, 전화 통화를 하게 해주고, 병원에 가도록 도움을 주고 있으니, 어느 효자가 매일 이렇게 빠짐없이 보살필수 있겠는가!


우리 생활의 기둥, 국민연금
내가 생업에 종사랄 때 6만원이란 보험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생활에 특별한 지장을 받지 않는다.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에 동참하여, 지금 받고 있는 이 연금은 우리 생활의 크나큰 기둥이 되어 우리를 받쳐 주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난 어른이란 이름을 종종 생각해 본다. 어른이란 이름으로 자식들을 멍들게 하지 않았는지, 자식 위에 군림하지 않았는지, 자식들 기를 죽이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소중한 부모로 기억될 수 있는지. 나이가 들수록 자중하고, 있는 지혜를 다 모아 슬기롭게 노후를 맞이하고, 스스로 윤택하게 만들고, 애들 앞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며칠 전 나는 텔레비전에서 자식에게 버림 받은 부모의 모습을 비참하게 바라보았다. 네 형제가 서로 모친을 모시지 않겠다고 싸우다가 존속유기죄로 구속된 경우였다. 나는 이런 사태를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뜬 눈으로 밤을 세우고 다시금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내일의 웃음을 위해서 대비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도 나는 여러 가지 저축을 하고있다. 건강보험저축, 정기적금, 농어민저축, 생활안전보험, 알짜배기통장, 마을금고통장 등등. 내 주변을 튼튼히 해놓는 것이, 자식들에게도 보탬이 된다. 병들어 누운 부모가 돈 한푼 없다면 열심히 살려고 하는 자식들에게도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될까?

나는 친구들과 모이면 듣기 싫은 말이 있다. "다 늙은 우리가 뭘 하겠나?"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한마디 한다. 외국의 한 철학자가 "내일 지구가 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노인도 하나의 인격체인 만큼 스스로 소중하게 보호 받도록 내가 나 자신을 지켜야 한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우리사회
선진국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도 어느새 고령화 시대로 접어 들고 있다. 남자의 평균 수명이 칠십 세를 육박하고, 여자의 평균 수명은 칠십 세를 훌쩍 넘어서니 이제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오늘을 사는 나의 벗 노인들이여! 우리에게도 내일이 있고, 인생이 있다. 소중하게 나를 지키자. 젊은이들을 원망하기 보다는 오늘의 나를 가꾸자.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아직도 멀고 험난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힘을 모으고 노력하고 가꾸면 멀지않은 장래에 꽃을 피우리라.

국민연금보험이 국민 천체에 골고루 뿌리를 내려 많은 사람들이 연금보험에 가입하여 다시는 이 땅에서 버림 받는 부모 설움 받는 부모가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늘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내일을 대비하고 스스로를 가꾸어 자랑스런 복지국가를 후대에게 물려주도록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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