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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민연금’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TV의 ‘국민연금’ 홍보방송을 보고서부터였다고 생각된다.
농촌에서는 농민들의 노후 걱정을 덜게 하고, 도시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여유 있는 생활을 하게 되어 웃음이 피어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은 참으로 보기에 좋았다.
늙어서까지도 더 늙고, 초라해 보이고 나약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당당해 보이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멘트에서처럼 ‘국민연금’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나니까, 나의 미래도 희망적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오늘날
내가 사는 사회는 엄청나게 복잡해졌다. 집 밖을 나서면 정신없이 빵빵거리는 수많은 자동차들과 빽빽하게 들어선 공룡 같은 집들과, 거리를 바쁘게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면 실감이 난다.
그런데 반대로 점 점 더 단순해져 가는 게 있다. 그것은 바로 ‘가정’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조상대대로 대가족 제도에서부터 일구어진 가정으로써 많은 식구들이 부대끼며 살아 왔다고 하는데 현대는 핵가족이 되어서 거의가 4명
아니면 부부만 사는 집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시대가 바뀌어 갈수록 자식은 부모님의 노후를 끝까지 책임졌던 옛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가난과 병과 외로움으로
싸워야만 한다. 반대로 준비된 노후는 여유 있는 생활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람차게 보낼 수 있는 것 이다.
성서에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미련하고 게으른 다섯 처녀’의 이야기가 있다. 언제 올지 모를 신랑을 위해서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등잔에 기름을 가득 채워
기다리고 있었지만, 미련한 다섯 처녀들은 미루기만 하다가 기름을 채워두지 않았다.
나중에 신랑이 도착 했을 때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기름이 가득한 등잔에 불을 밝혀서 신랑을 맞이했지만, 게으른 처녀들은 기름이 없는 등잔을 들고 때늦은 후회를 하고 많이 울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바로 한문 시간에 배웠던 유비무환 (有備無患)이라는 사자성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학교에 전등을 고치러 오신 아저씨들이 계셨는데, 국민연금에 대한 말씀을 나누고 계셨다.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들께서는 “국민연금, 이 순 도둑놈들...”하시면서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 아닌가! 나는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는 것은
조금이지만, ‘국민연금’은 우리 부모님들은 물론이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도 도움을 주는 좋은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내가 틀리게 알고 있었는지
의심스러웠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여쭈어 봤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는 “이제 시작 되어서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라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해 주셨다.
어머니의 고향은 전라남도 목포인데,
결혼하기 전에 목포가 ‘전 국민 의료보험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그때부터 의료보험이 시작 되었다고 하셨다. 그런데 나라의 좋은 뜻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불신을 갖고 심하게 반발을 했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나, 돈 있으니까, 나 아프면 내가 병원 가서 치료받고 돈 주면 되는
것이지 무슨 소리를 해?”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나는 평생 아파 본 적이 없으니까 앞으로도 병원 안 가게 될 거니까 절대로 돈
못 줘”라고 말씀하신 어른들이 참으로 많았다고 하셨다. 심지어는 의료보험료를 걷기 위해서 또는 홍보하기 위해서 집을 방문할 때에는 공무원들의
멱살을 잡고 싸우기도 했고, 동사무소에 가서는 욕설을 퍼붓기도 하셨단다.
그런 많은 어려움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리게 되어서 가난한 사람도 쉽게 병원을 찾게 되어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니 ‘국민연금’도 하루가 다르게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거라고 말씀 해 주셨다.
나는 어려서 많은 것을 이해하지는 못 했지만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이제 중학생이 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들었던 아저씨들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 조금은 참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나의 지식도 적었지만 이제는 ‘국민연금’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홈페이지를 통해서나 안내책자, 그리고 우리 이웃들이 써 놓은 수기집을 통해서 정말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국민연금’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된 지도 4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국민연금’에 대한 기사나 TV뉴스를 보면 좋은 점 보다는 비판하는 얘기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비판적인 것 보다는 좋은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더 알려서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노후를 맡기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국민연금’이 꼭 필요한 우리의 방패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다가 위험이 닥쳤을 때, 또는 소득이 없고 늙고 병들었을 때
우리를 지켜주는 보호막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도에 벌써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다고 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3,395,000명이나 되었고 앞으로는 평균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에 그 숫자가 더욱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일은 못하지만 살아 있는 기간이 많다는 것이다. 시간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늙으면 쉽게 병이 들고 힘이 없어서 일도 못하게
되어 소득이 없게 된다. 그래서 젊었을 때 조금씩 납부한 ‘국민연금’ 보험료가 노령연금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노령연금은 60세부터 지급되는
것으로서 가입기간이나 저축한 액수에 따라서 다르게 지급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먼 미래를 내다보는 커다란 눈을 갖고 있다면,
노후에 대한 것은 물론이지만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질병이나 장애에 대하여 전혀 두려움이 없이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부상을
당한 후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장애를 입었을 경우 당황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행복했던 가정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다른 가족의 행복은 책임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에 가입하여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가입자라면
걱정을 덜 수가 있게 된다. 바로 장애연금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연금이란, ‘가입 중에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하여 장애를 입었을 때
장애정도에 따라 지급되는 연금을 말하며 또한 장애로 인한 소득 감소부분을 보장해 주는 연금’으로서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 주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국민연금’은 우리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우미가 되어준다.
나는 ‘국민연금’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서 몇 권의 책을 봤다.
그 중에는 ‘새로운 삶의 동반자 국민연금’이라는 생활수기를 모아놓은 책이 있었다. 노령연금과 장애연금에 대한 수기는 물론이고 그밖에 유족연금에
대한 수기도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내용은 유족연금에 대한 수기였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힘들 때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을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내 가족을 잃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 몸의 일부가 없어진 것처럼 너무나도 아파서 슬픔에서
헤어 나오기가 아주 힘들 것이다.
수기의 주인공들은 이렇게 말했다.
‘국민연금은 아빠가 우리에게 남기신 선물이자,
우리가 어렵고 힘들어 할 때 날아든 파랑새’였다고, 또한 어느 아주머니는 ‘하늘나라에서 살아있는 나를 위해 매달 용돈을 챙겨 주어서 고맙고 큰
위로가 된다’고 하셨다. 사랑하는 아빠를 잃고 또한 남편을 잃은 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절망감 속에서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느끼면서 살아야
했지만 예상하지 않았던 ‘국민연금’이 가족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내용들 이었다.
유족연금이란, ‘가입자와 연금을 받던 사람이
사망하면 유족에게 주어지는 연금으로서 남아있는 가족들이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급’되는 연금을 말한다. 수기를 다 읽고 나자 눈물이 핑
돌았다. ‘불행은 약속하고 오는 것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괜히 어머니께 다가가서 “우리 아프지 말고 잘 살자”고
하면서 꼭 껴안았다.
이렇게 ‘국민연금’은 우리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든든한 후원자의 노릇을
씩씩하게 해낸다. 등이 가려울 때 혼자서도 시원하게 등을 긁어주는 효자손과도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나쁘게 말하는 면도 있지만,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 날을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일은 ‘국민연금’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알려 주는 것이다. 즉, ‘국민연금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나와 친구들의 미래도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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