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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용돈을 많이 받으시면 행복하실까? 새삼 국민연금과 관련되어 이 문제가
생각나는 것은 어쩐 일일까?
우리 집안에는 많은 친척들이 있다. 그 중에는 회사를 다니다가 은퇴를 하고 집에 계시는 분들도 있다.
내가 어릴 적에 서울에서 큰 회사에 다니면서 잘 사시던 할아버지도 한 분 계시고 조그마한 회사에 다니셔서 평소에 어렵게 살아오신 할아버지도 한
분 계신다. 나는 명절 때 오빠를 따라 가끔 그 분들께 인사를 드리어 가기도 한다. 지난 명절 때도 예전이나 다름이 없이 인사를 갔는데,
부유하셨던 그 할아버지에 대해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좋은 아파트에서 풍요롭게 잘 사셨다. 그런데 웬일일까 이 번에
만나뵈니 그 형색이 말이 아니었다. 최근에 자식의 사업이 실패하여 용돈은커녕 가지고 있던 집도 보증으로 인하여 다 날아가게 되었고 이제는 정말
허름한 반지하의 방에서 기거하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렇게도 당당하고 근사하던 할아버지가 너무나 초라하게 보였다.
또 한 분의 친척 할아버지는 조그마한 개인 기업체에서 말단 사원으로 일하시면서 힘겹게 여섯 자녀를 교육하고, 이제 은퇴를 하여
시골에 계신다. 자녀들은 모두 결혼을 하여 도시로 나갔고 지금은 옛날부터 살던 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거주하고 계신다. 요즘 어떠시냐고 여쭈어
보면 지금 정말 행복하다고 말씀하신다. 작년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하는데 액수가 80만원 가량 된다고 하셨다. 그것으로 서울에 있는 자식들 집에도
더러 내왕하시면서 별 어려움 없이 살고 계신다고 하셨다. 얼마 전에는 우리 집에도 한 번 다녀가셨다. 그 할아버지는 연금이 입금되는 날 통장을
확인하는 것이 큰 기쁨이라고 하셨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자식 눈치 볼 필요 없이 당당히 권리로서 자신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고 거기에
맞추어 살면서 당신들의 생활비나 용돈, 교통비 등은 별 신경 안 써도 되고, 명절 때 만나는 손자 손녀들에게도 용돈 정도는 거뜬히 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할아버지가 참 멋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인간이 나이를 먹었어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노년에 이르러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제도의 마련! 그것은 바로 노인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일 것이다. 새삼 늙어진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말미암아 최근의 인간의 수명은 매우 연장되었다. 1960년대에는 인간의 수명이 60세 정도였고
2,000년대에 이르러 70세 정도로 늘어났고 2,030년대가 되면 평균수명이 근 80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60세에 은퇴를 한 후에
20년을 보내야 하는 오늘날의 인간들의 조건! 그것이 오늘날의 노인문제를 일으키는 기본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2,002년 4월
통계조사에 따르면, 한국에도 65세 이상 인구가 3백 37만 2천 명으로 총 인구의 7.3%에 달한다고 한다. 유엔이 정한 “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7%이상의 사회를 말하는데, 영국은 1929년에, 미국은 1942년에, 일본은 1970년에 그 한계선을 넘었다고
한다. 이제 한국도 소위 “고령화 사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나는 우선 인간이 나이가 들 때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 일명 노인문제라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에 나름대로의 답을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이 노인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곧 복지사회와 사회 보장제도에 대한 근거를
제공해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금 내가 쓰고자 하는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의미와 그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에 또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이다.
우선, 노인문제는 경제적인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노인연령에 이른 사람은 현직에서 물러나게 되고 이제 부양자의
위치에서 피부양자의 위치로 바뀌게 되고, 인간 사회의 주연 그룹에서 조연 내지 관객의 그룹으로 이동되어진다고 볼 수 있다. 몇 년 전의 조사에
따르면, 퇴직 후 노후 생활을 자녀에게 의존한다고 답한 사람들이 전체 노인의 60%가 넘는 것으로 되어있다. ‘경제적인 독립’이라 함은 경제적인
결정을 자신의 뜻대로 처리하는 권한을 가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이 경제적 독립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자신 소유의 재산이 남아있고 고정적인 매월 수입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재산은 바로 경제적 의미에서 인간의 존재를 확인하여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정적인 수입이 있어야만 예측 가능한 떳떳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은 이중에서 예측 가능한 수입을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다음에는, 노인문제는 노인들이 질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문시간에 “혼정신성(昏定晨省)”이라는 한자 성어를 공부한 것이 생각난다. 노인에게
저녁과 아침에 잠자리를 살펴드리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필요한 사항으로 인정되어 온 것은, 그만큼 노인들에게는 하루 하루를 예측할 수 없는,
언제든지 이 땅의 삶을 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여러 질병에 취약하다는 것은 그만큼 노인들의 삶을
위축시킨다고 볼 수 있다. 고관대작을 지냈던 노인들이라도 가난과 질병 앞에서는 모두 예외가 없이 너무나 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상병률이 40.4% 인데 이 중에서 60세 이상 노인의 상병률은 67.6%,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은 69.3%라고
한다. 또한 치매라던가 노인병은 나이가 들수록 높게 나타나 있다.
마지막으로, 노인 문제는 바로 ‘노인들의 역할의 상실과 소외감’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고 생각한다. 소외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신의 맡은 역할이 없다는 것일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중요하든 사소하든 간에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제 노인들은 그 역할이 단지 조용히, 문제없이 그늘 진 곳에서 삶을 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자조해야만
할 것인가? 이런 노인의 소외감을 부채질하고 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현상 뒤에 숨어 있는, 노인들을 압박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현대 사회의 한 면모인 핵가족 제도와 팽배해 있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역할이 미미해지는 시기가 온다면
정말 쓸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외감은 우선 경제적인 나약감에, 다음으로는 건강, 사회적인 발언권이 약해지는 것에 기인할 것이다. 특히,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용돈을 타서 쓰는 경우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런 노인 문제는 급기야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 시킨다.
상대적 약자인 노인들에 대한 문제는 사회에 숨어있는 여러 심각한 문제들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노인 문제가 개인문제에서 비롯된
사회문제이라면,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사회 계층간의 차이는 위화감을 낳는 구조적인 사회 문제이다. 특히 요즘은 잘 사는 사람은 한없이 더 잘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로 급격히 발전해 온 산업사회와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개인의 경제력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고, 나아가서는 계층 간의 갈등과 위화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의 개입이 필요한 것이다. 개인과 사회 전반부에 퍼져 있는 구조적인 위화감의 문제, 개인들끼리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즉 사회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될 책임은 국가의 몫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표방될 수 있는 국가의 모습을 우리는 ‘복지국가’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복지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이 바로 ‘사회 보장제도’라고 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보장제도’의 구체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국민 연금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문제에서 출발되는 인간 개인적인 문제는 결국 사회적인 문제, 국가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자연스럽게도, 복지국가를 표방하는 현대의 대부분의 국가는 사회보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그 대표적인 제도로 ‘국민연금제도’를 내걸고
있다. 이 제도는, 개인의 문제가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확대되면서 다시 국가에 의해서 국민 개개인에게 그 해법을 제시하는 마치 ‘피드 백’의
모형을 닮았다
는 사실에, 나는 새삼 새로운 깨달음의 기쁨을 얻게 되었다.
잘 알려진 대로 ‘국민연금’은 평소에 조금씩
보험료를 납부했다가, 나이가 들어 은퇴하거나 예기치 못한 장애, 사망 등으로 소득 능력을 상실하였을 때, 본인과 그 유족들에게 매달 연금을
지급하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의 ‘사회보장제도’이다. 현재 국민연금에 가입된 국민은 1988년 이래로 16.644명에 이르고
있어 이 제도는 우리나라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본 글에서 나는 주로 국민 연금 제도가 어떤 면에서 정말로 국민들, 특히
노인들에게 유리한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다음으로 이 제도와 결부되어서 개인적 인식이 어떻게 변모해야 할 것이며, 또한, 사회적, 국가적
제도가 어떻게 뒷받침되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것이다.
먼저, 국민연금은 개인, 특히 노령인구에게 존엄성을 유지하게 하여 주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 대표적인 개념이 용돈이냐, 떳떳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받는 것이냐의 문제일 것이다. 용돈에 있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은 자식이나 부양자이지만, 연금으로서의 권리는 노인이나 연금 수령자 당사자가 가지는 것이다. 아무리 용돈을 자식에게 받는다고 하지만 그것이
권리가 아닌 이상 그 용돈을 받는 노인은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설사 용돈의 절반의, 혹은 삼분의 일의 연금을
받아도 권리로서 떳떳하게 누릴 수만 있다면 그것이 노령인구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진다.
두 번째로,
국민연금은 노령인구에게 ‘예측 가능한 주도적인 삶을 살도록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일전에 나온 ‘대학교 시간강사의 자살 사건’을
신문지상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그 관련 기사에서, 강사 선생님들의 가장 견디기 어려운 문제는 “다음 학기의 강의 배당에 대한 예측과 100만원
정도라고 수입보장”이었다는 기사를 보고 나는 정말 너무나 놀랐다. 그 순간, 나는 ‘예측 가능한 수입보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우리 친척 할아버지가 그렇게 자신만만하고 여유 있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예측 가능한 수입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비록 적은 액수의 연금이지만 ‘이 연금이 내 생명이 끝날 때까지 나온다’라고 확신하게 된다면 얼마나 큰 자신감을 줄까? 자식이 큰
사업을 하여 용돈을 한 달에 몇 백 만 원을 준다하여도 그것이 평생 보장된다는 확신을 가질 수가 있을까? 사업이 부도날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식이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또한 상황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얼마든지 가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연금
혜택을 받지 않는, 노후가 준비되지 않은 노인 세대는 어떻게 생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인가? 정말 진정한 여유와 심리적 안정은 바로
‘예측 가능한 주도적인 삶에 있다’는 확신을 다시 번 가지게 되는 것이다.
셋 째로 강조하고 싶은 사항은 국민연금은 보험적인 성격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에는 노령연금 뿐만 아니라 장애연금, 유족 연금 등도 있다. 이 사회에는 생명연금 등 생명에 대한 위험을
보장하는 제도가 많이 있다. 그러나 어른들의 반응을 보면, 기존 제도들이 그렇게 장점이 많고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경우는
크게 많지 않다. 나의 어머니도 보험에 대한 반응은 크게 호의적이지는 않다. 노후보험, 재해보험, 생명보험 등의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반 많은
보장성 보험의 성격을 국민연금은 한꺼번에 보장해 주고 있다. 안내문에 있는 어떤 선례에서도 보여지듯이,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어떤 가입자의
경우, 1,664,400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매달 377,440원의 장애연금을 평생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우선 계산으로만 보아도
정말 보장성이 있는 국민의 측면에서 유용한 제도임을 보여주는 예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민연금은 ‘개개인의 부의 재분배의 효과를 낼 수 있어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사회주의 국가나 공산주의
국가의 일면에서 보여지듯이 개인의 재산이나 소득을 환수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보험금의 납입금에 있어서 고속득자는 많이 납입토록 하고 저소득자는
그 비율에 있어 낮게 납입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많이 납부한 고소득의 가입자가 수령액수도 당연히 많겠지만 그것이 납입금의 정확한 비율만큼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 효과는 고소득자의 보험료 납부액의 일부가 저소득자를 돕는 결과를 산출할 것이다. 여기에 ‘국민 통합’의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연금 가입자들이 이런 통합에 대한 인식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안정된 직업, 혹은 전문직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든지 노후를 꾸려나갈 제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국민연금 제도는 국민 의료보험과 같이 복지사회의 구현,
사회보장 제도의 실현 등과 같은 ‘대 통합 차원’의 국가적인, 사회적인 제도라는 것을 이해하고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결론적으로 생각해 볼 것은 국민연금에 대한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인식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먼저, 국민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자면, 개인은, 국민연금을 복지사회를 위한 국가와 개인간의 신뢰의 장치라는 관점에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 ‘국민연금’이라는 제도는 개인의 이득이나 부의 생산과 같은 개인적 차원의 부에 관련된 개념이 아니라, 개인과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하나의 신뢰의 틀이라는 것을 개인은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연금 가입자는 그 연금제도를 주관하는 국가를 믿고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 제도가 공공복리를 위해서 국민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라면 그 제도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경계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도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개인의 희생도 때에 따라 요구되는 경우가 있는 현 시점에서 국민 통합기능을 가진 이 제도에
참여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진다.
다음으로 사회적인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부유층과 고소득자의 소외된 계층과 더불어 사는 의식’이 적극 필요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국민연금 제도는 당연히 잘 사는 사람보다는
가난하고 소득이 낮고 장래가 불확실한 사람들을 겨냥한 제도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제’일 것이다. ‘지도층에 대한 책임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 이 개념은 당연히 개인의 부와 명예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전체에게서
나온다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능력이 있는 상류층들은 보험료 납부를 '생존의 문제'가 아닌 ‘고상한 도덕적 의무’ 차원에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것은 국가의 개인에 대한 책임이다. 개인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연금의 관리와
연금정책 집행에 대한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문제일 것이다. 안정성, 수익성, 공공성 3가지의 원칙 하에 관리되는 국민연금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귀중한 자금임을 인식하여 국가는 정말 신중하고 과학적으로 그 연금을 관리하여 연금 수령에 이상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금융부문에 투자되는 경우에는 단순 사무적인 비전문성을 단호히 배격하고 운용수익을 최대화하는 데에 국가적인 에너지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인가 매스컴을 통해 본 기억이 나는데, 잘못 투자하여 소중한 국민의 생명과 같은 기금을 낭비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일부 수령자들의 지나친 기대에 부응하고자 수령액을 너무 높게 잡아 몇 년 후에 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은 심히
우리 차후 세대 학생들에게 어두운 인상을 준다. 당연히 현실 논리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민연금 수령 수준이 사회의 일반 다른
연금보다는 4 배 정도 유리하다는 얘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서 현재의 수급 비율이 좀 형평성을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국가는 최대의
많은 국민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주는 정책을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수령자에게 많은 이득을 주기 위해서 차후 수령자에게 손해를 입힐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좀 장황하지만 내 나름대로 국민연금과 개인, 사회, 국가 간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현대에 들어와서
세계의 많은 나라가 복지국가를 표방하고 있고 또한 사회 보장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그 사회보장제도의 대표적인 일면인 것 같다.
국민연금은 우선 개인에게 어떤 기존의 사회제도보다도 유리한 이득을 그 가입자에게 주고, 특히 노후의 존엄성과 예측 가능한 주도적인 삶을 제공해
준다. 이것은 나아가서 사회통합을 이루는 거대한 물줄기의 일환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제도는 개인적 차원이면서 동시에 국가적인
차원을 가진 다중적인 효과를 지닌 제도하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사회, 또한 개인은 절대로 분리될 수도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사회를, 개인을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구성원인 국민, 개인은 사회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개인적인 이득을
유보하고 공익에 자신의 욕망을 잠시 유보하는 미덕이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도층에 있는 개인들은 한층 도덕적인 의무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대화합의 시대’에 직면한 오늘 날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이 가져야 할 미덕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새삼, 우리 친척 할아버지의 그 대조적인 모습이 생각난다. 정말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떳떳한 생활을 하시는 모습, 항상 여유로운
모습으로 나에게 교통비까지 주는 그 모습이 너무 멋있고 근사하게 보인다. 한편,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렇게 대단하게 보이시던 다른 한 분의
할아버지의 어딘가 모르게 초라해 보이는 모습도 나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새삼 나의 엄마는 몇 십 년 후에 어떤 모습을 지니고 노년기의 생활을
하실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물론 용돈은 내가 드리겠지만, 어머니가 국민연금에 일찍 가입하시고 계신다는 것을 보는 것이 새삼 어머니의 깊은 속내를
조금은 훔쳐보는 것 같기도 하다. 좀 씁쓸한 생각이 없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어머니가 섭섭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더 먼 훗날,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도 궁금해진다. 아주 먼 훗날에도 국민연금 제도가 있으면 가장 먼저 가입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에
나온다. 설사 나의 미래의 자식들이 많은 용돈을 주겠다고 해도 나는 권리로서 떳떳하게 국민연금을 수령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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