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5회 중등부 우수상)외할아버지의 마지막 선물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7/04/16
조회수
2264
내용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전화를 받는 순간 이모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음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나도 덩달아 다급해져 엄마에게 전화기를 얼른 바꾸어 주었다.

“언니, 언니 큰일 났어, 엉엉” 하며 늘 나에게 한없으신 사랑을 베풀어 주시던 외할아버지의 사고 소식이 전화기 뒤로 퍼져 나와서 나도 들을 수 있었다.

멀리 있는 가족들에게 정신 없이 연락을 취하여 서울, 대구에 사시는 이모, 삼촌들께서는 모두 상주로 오고 계셨고, 엄마도 울먹이며 급히 뛰쳐나가 병원으로 가셨다.

늘 즐거우시던 아버지께서도 그때만큼은 눈물이 고여 세상에서 제일 슬픈 표정을 짓고 계셨다. 적어도 어린 나의 눈에 비치기는 그러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때 나는 6살 어린 꼬마라 영문도 모르고 오랜 만에 만난 또래 사촌들과 놀고 있었다. 남은 가족의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외할아버지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세상을 떠나버리셨다.

“죽음은 어쩔 수 없다” 하신 할머니도 잠시 말을 잊으셨는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땅만 치고 계셨다.

가족들의 눈에 고인 눈물이 하나 둘씩 떨어지고 의사선생님이 문을 힘없이 밀고 나와 슬픈 표정으로 말씀하실 때 나는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일이 얼마나 큰 일이며 심각한지를 알아서인지

엄마가 울어서 덩달아 울게 되었는지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내 눈에서도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워낙 정이 많으시고 어릴 적부터 “아이고 내 새끼” 하시며 나를 끔찍히도 생각하시는 분이라 지금도 가끔씩 나는 외할아버지 생각이 날 때마다 눈시울이 적셔지곤 한다. 아니 내가슴속에서 점점 지워지고 있는 줄도 모른다.

외할아버지께 의지하고 살아오신 할머니께서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시며 티는 내지 않으시지만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것을 나는 그 분의 얼굴에서 알아볼 수가 있었다.

산에는 아지랑이가 춤을 추고, 꽃들이 만발하며, 새들의 지저귐 속에서 합창소리가 들려오는 봄에 할아버지 제삿날이면 입안에 향긋한 미소를 머금고 계시는 외할아버지의 사진이 할아버지를 더욱 그립게 한다.

젊을 때는 자식들 뒷바라지에, 늙어서는 자식 걱정에 매달려 사신 외할머니께서는 지금은 경제적으로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그리 넉넉하게 생활하실 수가 없는 상황에 처해 계신다.

하지만 외할머니에게는 한 가닥 희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국민연금’ 이었다. 외할아버지께서 살아계실 때, 자식들이 틈틈이 주신 용돈을 아껴 넣어 두신 국민연금이 지금은 자식들이 어려워 할머니께 큰 생활비를 드리지 못한 상황에서 자식들의 용돈을 대신하여 외할머니의 생계를 돕고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외할아버지께서 외할머니께 드리는 이승에서의 마지막 큰 선물이었다. 국민연금이 무엇인지도 몰랐는데 엄마와 외삼촌, 이모, 외할머니가 대화하시는 것을 들었다.

“엄마,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엄마가 얘기를 꺼내셨다. “응, 국민연금이 통장으로 매달 꼬박 꼬박 들어 와서 그것으로 아파트 관리비도 내고 병원비에도 보태고 그럭저럭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낸다. 매달 꼬박 꼬박 잊지 않고 통장에 입금시켜 주는 사람이 얼매나 고마운지, 인사라도 해야겠는데...”

외할머니께서는 고마워 어쩔 줄 몰라하신다. “엄마, 그것은 외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적금 넣듯이 국민연금동단이라는 곳에 저축해 둔 것인데 그 사람한테 뭐가 그리 고마우셔. 외할아버지께 고맙다고 해야지.” “그지” 삼촌, 이모 모두 고개를 끄덕이신다.

가만히 듣고 계시던 아버지께서 삼촌에게 말씀을 이어가셨다. “그렇다고? 너가 아버지가 저축 해둔 걸로 생각하고 알뜰히 써야겠구만” “너들도 국미연금저축 하나?” “그럼요 요즘음처럼 각박하고 불안한 세상에 누구나 장래을 생각하기 때문에 꼭 가입해서 적금 붓듯 차곡차곡 쌓아나가야 되요.

누가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삼촌의 말씀에 모두 동의하는 눈빛으로 서로 바라보신다. 가족끼리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실 때 외할머니께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시고 웃음을 찾게 해 준 것 같은 국민연금이 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도 국민연금에 대해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연금은 우리 외할아버지처럼 소득활동을 할 때 조금씩 납부한 돈을 나이가 들거나, 갑작스런 질병으로 사망 또는 장애를 입어 소득활동이 중단될 경우, 본인이나 유족에게 연금을 지급함으로써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소득보장제도를 말한다고 한다.

늙고, 갑작스레 돌아가신분의 유족을 위해 이런 제도를 먼저 말들어 실시한 나라들도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1988년대부터 이런 제도를 만들어 실천하니 정말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고 결코 어느 나라에게도지지 않는 나라인 것을 느꼈다.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 바쁜 생활 때문에 노인 부양의식의 약화, 사회적 위험의 증대 등의 이유로 만들어진 제도는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출산율은 낮아져 부양해야 할 노령인 인구가 많아지고, 핵가족화의 급속한 진행에 의한 부양의식의 약화로 노후 대비를 해야 될 상황에 처한 국민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만든 국민연금제도,

우리 국민들이 정부에게 말도 못할 정도로 고마워해야겠다. 그리고 국민 연금은 공적연금으로써 가입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개인보험에 비해 관리 운영비가 적게 소모되며, 관리 운영비의 많은 부분이 국가에서 지원됨으로써 다른 보험처럼 영업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니,

국민들이 정보에 대한 부담감도 조금은 덜어주는 것 같다. 우리가족 뿐만 아니라 더 어려운 사람들도 이 돈을 받고 있을 테니까 우리 주변의 사람들 경제형편이 나아져 서로서로 편안하고, 즐거운 이웃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거기에 의지해 있던 외할머니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준 국민연금에게 너무 감사하고 나도 지금부터 열심히 돈을 모와 나중에 노후대책 국민연금에 그 돈을 저금해야겠다.

지금도 어느 하늘에선가 보고 있을 줄 모르는 외할아버지 사진에서 더 깊은 웃음으로 웃음 주름이 한 줄 더 생긴 것 같아 이 모든 것이 국민연금이 주는 아주 큰 혜택인 것 같다.

“외할머니, 외할머니, 아무 걱정 마시고 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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