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4회 초등부 최우수상)우리가족의 든든한 믿음,국민연금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7/04/16
조회수
2484
내용
 
 
며칠 전의 일이었다. 3교시가 끝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선생님께서 오라고 손짓을 하셔서 다가가 보니 국민연금에 대한 글을 써
보라고 하셨다. 순간 나는 국민연금이라는 생소한 단어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글짓기 응모 용지를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국민연금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국민연금 홈페이지를 찾아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한참을
둘러보았지만 어려운 단어가 많고 직접 체험해보지도 않은 것들이어서 막막하기만 했다.

그 때였다. 외출하셨던 어머니께서 돌아오셔서 고민에 빠진 나를 보시고는 무슨 일인지 물으셨다.
내가 자초지종을 말씀 드렸더니 너무 오래된 얘기라서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국민연금에
대해서 어머니께서 겪은 일들을 들려주셨다.

어머니께서는 결혼하시기 전에 학교를 졸업하고 4년 간 직장생활을 하셨다고 한다. 직장생활이
일 년쯤 지날 무렵, 그러니까 1988년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연금제도가 처음
시행되었다고 하셨다. 지금은 모든 국민이 국민연금 가입대상이지만, 그 때만 해도 열 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만 월급에 따라 본인이 반, 회사가 반을 부담하여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내야 했다고 하셨다. 그 때 어머니는 월급이 작았고 매달 적금까지 내야
했으므로 국민연금은 꼭 세금처럼 부담도 커서 월급봉투를 받을 때마다 불만이 많았다고 하셨다.

그러다가 어머니께서는 결혼을 하셨고, 오빠를 임신하게 되셨다. 그런데 오빠를 출산하기 3개월
전에 아빠께서 그만 실직을 하게 되셨고 어렵게 시작한 신혼살림이라 저축했던 돈은 다 생활비로
나가버렸다고 하셨다. 그러는 와중에 오빠의 출산일은 다가왔고 오빠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서는 제왕절개를 하라고 권했다. 제왕절개는 병원비가 많이 나오는 수술이어서 부담이
크셨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기대기도 싫으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은행에서 대출을 해볼까 하고 어머니께서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수없이 많은 은행을
찾아다니시기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무직인 데다가 재산도 없었기 때문에 대출이 안
된다는 냉랭한 말만 들었다고 하셨다. 그 때 눈앞이 캄캄해 오는 것은 내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어머니께서는 친구 분에게 국민연금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셨는데, 퇴직한 후
1년이 지나면 그 동안 납입했던 국민연금을 일시불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는 날아갈 듯한 마음으로 필요한 서류를 챙겨서 광안동에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을
한달음에 달려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어머니의 통장에 입금된 국민연금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하셨다. 물론 오빠는 무사히 태어났고 부모님은 기쁜 안도의 한숨을 쉬셨다고 한다.

어머니께서는 지금 생각해도 그 때의 일이 꿈만 같았다고 하신다. 3년 간이나 국민연금이
월급봉투에서 빠져나가도 정확한 정보를 몰랐기 때문에 계속 불편한 마음이었고, 회사를
퇴직하고는 까마득하게 잊으셨다가 정말 필요하고 절박할 때 돈을 찾아 그 덕에 아들을 무사히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마도 무조건 은행에 내야만 저축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에 내는
것은 세금처럼 없어져 버리는 돈이라고 생각하셨던 어머니와 같은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이
국민연금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일 것이다.

어쨌든 어머니께서 매달 내셨던 국민연금은 작은 돈이었지만, 어머니가 내셨던 금액만큼 어머니
회사의 사장님이 같이 납부하셨기 때문에 그것이 모여서 더 큰돈이 되었고 위급한 상황에서 그
돈의 액수에 몇 배에 달하는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아버지께서 직장에 다니시고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잘 납부하고 계신다고 한다.
이제는 국민연금 납부에 대해 부모님은 한번도 부정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오히려 미래의
노후생활이 보장된다는 듬직한 믿음으로 기쁘게 내고 계신다고 하셨다. 어쩌면 부모님께서는 10여
년 전에 느꼈던 국민연금의 혜택을 미래에는 더 크고 값지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신 모양이다. 그리고 예전의 그런 무지함을 떨쳐버리기 위해 어머니께서는 부지런히 국민연금에
대한 책자도 보시고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자주 들어가 보신다고 했다.

나는 갑자기 앞으로 우리가족에게 국민연금이 어떠한 혜택을 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다.

"엄마, 지금 아빠께서 납부하시고 있는 국민연금은 언제 받을 수 있는 거죠?"
"응, 예전에는 회사를 퇴사하고 1년이 지나면 그 때까지 넣었던 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몇 년
전에 법이 바뀌어서 지금은 아빠께서 노후가 되거나 다치거나 돌아가셨을 때 받을 수 있게
된단다."

나는 아빠께서 돌아가실 수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기분이 나빠져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께서 그런 나를 보시고 빙그레 웃으시며 자세한 말씀을 해 주셨다.
"소담아, 나도 아빠가 돌아가신다거나 다치신다는 생각은 하기 싫어. 그러나 사람의 미래란 알
수 없는 것이고, 우리 주위에도 그런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니. 그런 일이 닥쳤을 때, 남은
가족에게 무엇이 가장 도움이 되겠니?"
"몰라요!"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말씀하셨다.
"바로 가정을 꾸려 나갈 수 있는 경제력이란다. 쉽게 말하면 돈이지. 그러니까 국민연금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셈이란다."

그리고는 어머니께서 책장에 있는 국민연금 안내책자를 가지고 오셔서 나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셨다.

나는 그 날 국민연금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우리 가족의 미래가 밝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는 어느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 복지국가가 될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다. 지금
받고 있는 국민연금의 혜택은 아직 이 제도가 시행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부족한 면이 있으나
우리 부모님께서 노년이 되셨을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으실 것이 확실하고, 나와 우리
남매가 노년이 되었을 때는 그야말로 부족한 것이 없는 풍족한 혜택과 큰 행복이 기다릴 것이
분명하다.

나와 어머니는 국민연금 책자를 덮으며 서로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
미소는 우리 가족 모두의 미소일 것이고 행복한 미래에 대한 믿음의 미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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