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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오늘날의 세상은 마치 고속열차를 탄 듯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의
발전은 우리에게 실로 엄청난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말하자면 점점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윤택한 삶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땅에서 솟아난 것도 아니다. 인류가 피땀 흘려 얻은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 손으로 직접 일궈낸 윤택한 삶을 생이 끝날 때까지 누려갈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에게는
6,70년대 나라를 일으키고자 새마을 깃발을 꽂고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해 마침내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그들 덕분에 지금의
우리 세대가 어느 정도 풍요한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런 사람들이 지금은 사회의 뒷전에서
노년을 맞이하며 조용하다 못해 소외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결코 여유롭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정과 나라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일했던 세대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그들에게 어떤 보답이나 대가를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일이 절실해졌다. 그런데 때마침 1988년 국가에서 국민들이 열심히 일한 만큼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게 된 일이 있어 화제를 모았다. 그것이 바로 국민연금제도이다. 처음에는 직장근로자를 대상으로
시작하여 농어촌 지역주민, 그리고 도시지역 가입자를 끝으로 모든 국민에게 인간다운 생활의 권리가 주어졌다. 국민연금제도는 이미
다른 여러 선진국들에 있어서는 사회보장제도로 정착한 지 오래 되었다고 한다.
국민연금의 본뜻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복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소득보장제도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19세기말 독일에서
처음으로 도입하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던 연금제도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나아가 이것은 복지국가의 확립이라는 또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국가가 시행하는 국민연금제도는 내용상으로는 여느 연금들과 별 차이가 없지만, 오직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을 위해
국가에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우리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어느 한 사람의 이익이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기에 다른 개인연금들과
엄격히 구별이 되는 것이다. '믿는 구석이 있다' 는 말처럼 우리는 국민연금에 가입함으로써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안정을 기하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고, 알 수 없는 미래를 사전에 준비한다는 생활의
안정감은 분명 개개인의 일의 능률을 올릴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국민연금은 보람되고 여유 있는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각종
노령연금 혜택과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장애로 생계에 지장이 생길 때를 대비한 장애연금, 그리고 가입 중이나 혜택을 받던 중 사망하면
유족들에게 지급되는 유족연금 혜택 등 다양한 연금 혜택이 주어진다.
이렇듯 국민연금제도는 여러 사고의 가능성이나 노후를
대비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안정된 마음으로 현재의 일에 몰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필요성 먼저 늘어난 인생의 노년기를 준비하기 위해 국민연금은 꼭 필요한 인생 여정의 필수품과도 같은 제도다. 예로부터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는 일을 하기 위해 각 가정마다 많은 일손을 필요로 했다. 따라서 자연히 각 가정이 3대 이상 같이 사는 대가족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그런데 농업위주였던 산업이 경공업, 중공업 위주로 바뀌면서 젊은 사람들은 늙은 부모와 멀리 떨어져 도시로 나가 살게 되는
이른바 핵가족의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이러한 핵가족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를 안겨다 주었다. 바로 이러한 사회변화에 대처하기에
바빠져 가족 구성원간에 소원하게 되었고, 자식들과 따로 살림을 하며 사는 노인 분들이 많아지면서 노후대책이 시급해진 것이다.
때로는 자식들의 눈치에 집을 나온 분이나, 심지어 자식에게 버림받은 분들도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한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현대의학의 급속한 발전과 윤택해지는 환경으로 노년기는 실버
산업, 즉 노인산업이라는 새로운 말이 생겨날 정도로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엄연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대우받아야 할 노인들이 과연 인생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노후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코
우리 국민들의 인생 전부가 윤택한 삶을 보장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젊은 나이에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물며 노인
분들 생활이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소수의 노인 분들은 남은 인생을 여행을 다니거나 여가를
즐기며 사는 분들도 있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다. 쉬어야 할 남은 인생조차도 힘겹게 사는
노인과, 편안한 여생을 사는 노인은 어떠한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제2의 인생 즉, 노후준비를 했느냐 아니냐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노후준비란 늙어서 일을 할 수 없을 때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안정을 누릴 수 있는 생활 자금의 준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코 국민연금에 대한 '옹호론'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국민연금 실시에 비판적인 여론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실시를 무조건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여론의 비판은
국가가 하는 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의 또 다른 표현이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성숙된 국민의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의 인생' 이라고 할 만큼 할아버지 할머니 때의 삶도 엄연히 인생의 한 부분이다. 결코 젊었을 적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에, 노후생활을 위한 준비는 필수적인 것인 만큼, 국민연금의 필요성도 나날이 증대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우리 모습 여기서 우리가 잘 아는 개미와 배짱이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개미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부지런히 일해 한겨울을 넉넉하게
나고, 반대로 배짱이는 개미들을 비웃으며 봄. 여름. 가을을 놀다가 한겨울 걱정은 생각조차 하지 않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보호해 줄 따듯한
집도, 먹을 음식도 없어 굶주림 속에 얼어죽고 만다.
과연 나는 개미일까 베짱이일까. 모두들 자신이 개미이기를 원할
것이다. 그럼 우리가 개미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일할 수 있는 봄부터 가을, 즉 젊어서 열심히 일을 하여
개미가 먹이를 저장하듯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힘있고 여유 있을 때 조금씩 저축해 가는 것이다. 생산활동이 힘든 노년에도 부득불 소비활동은
해야 하므로 돈을 저축해 둘 필요가 있다. 쓰기 바쁜데 어떻게 노년까지 생각할 겨를이 있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곧 자신의
인생의 절반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결코 지혜로운 생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원하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년은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미래의 내 자신' 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언제까지나 젊을 수는 없다. 흐르는 시간은 멈추지 않고, 시간이 멈추지 않는 이상 나이도 먹게 마련이다.
'미래의
우리 모습을 상상해 보자!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일까? ' 버림받아 자식 생각하며 양로원에서 살고 있을까 아니면 한 집에서 오순도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살까 그렇지 않으면, 연금 생활자로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하며 살까 어느 것이 가장
현실성이 큰 것일 까는 너무도 자명해진다.
불의의 사고를 위한 대비 다음은, 사회의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자신을 보호하는 한 방편으로도 국민연금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 위험에는 우선적으로 각종 산업재해나 교통사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구조조정이나 조기퇴직의 경우도 결코 적지 않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사회적 위험들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내가 언제 사고를 당할지, 언제 회사를 그만 두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감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제 개인과 가족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힘든 이러한 문제들을, 한 밤의 가로등처럼 국가의 도움
아래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보완해 주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생활안전 대책이 좀더 일찍 마련되었더라면 하는 점이다. 나의
외할아버지께서는 젊으셨을 적에 불의의 가스폭발 사고로 화상을 입으셨다. 그리고 현재는 다리가 많이 불편한 장애인 판정을 받으셨다.
걷기가 힘들어서 아무런 일도 못하시는 외할아버지를 대신해 외할머니께서는 아직도 밖에서 일을 하신다. 만약 그때 국민연금제도가 있었더라면
지금 외할아버지도 외할머니께 그렇게 미안해하고 힘들어하시지 않아도 되셨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은 우리 집만이 겪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진정한 복지국가의 완성 우리 인간은 언제나 행복을 삶의 최종목표로 두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행복이 언제까지나 지속되기를 원하고, 또 그런 인생을 성공한 인생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행복은 가만히 앉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따라 행복은 가까울 수도 멀 수도 있다.
내게 힘이 있을 때, 건강이 뒷받침 될 때, 미래 행복을 위해 조금만 더 힘들이고 노력한다면, 나 아니 우리 모두가 늙거나
혹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했을 때에도 불행을 덜며 안정된 생활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찾아오는 것이라기보다 만들어 가는
쪽이다. 아니, 만들어 가는 쪽의 행복이야말로 가장 확실히 잡아둘 수 있는 행복인 것이다. 한 인생을 마감함에 있어, 미처
준비하지 못한 노후를 힘겹게 살아 '내 생은 결코 행복했던 삶이 아니었어' 라는 인생의 결론을 내리게 된다면,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이제는 더 이상 늙은 자신의 몸을 자식에게만 의탁하는 사회가 아니다. 자식을 많이 낳은 것도 아니고, 아들딸을
구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식을 아예 갖지 않는 가정도 있다. 이런 사회적 현실과 시점을 놓고 볼 때, 더더욱 안락한 인생으로 남아야
할 노후준비가 절실해졌다. 이러한 때 정부에서는 국민연금제도를 때맞춰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젊고
여유 있을 때 돈을 내서 사회의 불행해진 사람이나 노인들을 돕고, 혹 불행한 사고를 겪거나 늙고 힘이 없을 때 사회로부터 그 같은 대우를
다시 돌려 받는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삶의 방식인 사회보장제도라고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뿌린 대로 거둔다' 라는
말처럼, 열심히 일하고 준비한 만큼의 대가를 나와 내 가족에게 되돌려 주는 가장 안정되고 확실한 미래의 보증수표와도
같다.
복지국가를 일러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는 말이 있다. 요람에서의 혜택이 의료보험제도라면, 무덤가지의 혜택이 바로 이
공동부양의 국민연금제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이러한 국민연금의 필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그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좀더
발전되고 윤택해지는 삶을 보장받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은 정부와 국민의 협조를 전제로 한다. 나아가 그렇게 될 때만이 우리
대한민국은 누구나가 노후를 걱정 없이 보내는 진정한 복지국가의 완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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